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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p영화 The Hours는 마이클 커닝햄의 동명소설 The Hours(한국번역본제목:세월)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다른 시간과 공간속의 세 명의 여인의 하루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1923년, 버지니아 울프(니콜 키드먼)는 영국 리치몬드 교외에서 델러웨이 부인을 집필중이다. 정신병과 두통으로 건강이 악화된 그녀는, 자신의 건강보다는 남편의 과잉보호와 안주인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않는 자신에 대한 하녀들과의 갈등으로 힘들어하고 있다.
1951년,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사는 로라 브라운(줄리언 무어)은 평범한 주부이다. 좋은 남편과 귀여운 아들이 있고, 두 번째 아이를 임신하고 있다. 오늘은 남편의 생일이고, 그녀는 남편을 위해 케이크를 구울 계획이다. 그녀는 델러웨이 부인을 읽고 있었다.
2001년, 미국 뉴욕에 사는 클라리스(메릴 스트립)는, 델러웨이 부인이란 별명을 가진 편집자이다. 그녀는 에이즈에 걸린 옛 연인 리처드를 돌보고 있으며, 리처드의 커루더스상 수상을 축하하는 파티를 준비중이다.
영화는 이 세 여인의 하루를 보여주는데, 옴니버스 방식이 아니라, 교차시켜서 보여주는 방법을 택했다. 자칫 혼란을 줄수도 있는 방법이지만, 서로 다른 세 개의 이야기를 하나의 이야기로 표현해내는 그 편집과 연출에는 감탄을 금할 수가 없었다. 원작에서, 세 여인의 이야기는 챕터로 나뉘어 있다. 챕터가 바뀌는 걸 보면, 이제 다른 여인의 이야기로 건너가겠군...이라고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필립 글래스의 음악과 함께, 세 여인의 삶이 부드럽게 전환되며 교차된다. 이 필립 글래스의 음악은 영화 곳곳에서 변주되어 흐르는데, 같은 음악을 배경으로 세 여인의 삶이 교차되기 때문에, 전환이 부드럽고, 그녀들의 삶이 하나라는 부분이 강조되는 것처럼 느껴졌다.
세명의 여인이 각각 잠에서 깨어나 세면을 하고 옷을 갈아입고, 아침을 맞이한다.
1923년의 버지니아 울프가 “델러웨이 부인은 직접 꽃을 사겠다고 했다.”로 델러웨이 부인의 집필을 시작했고, 1951년의 로라 브라운은 델러웨이 부인을 읽기 시작하였으며, 2001년의 클라리스는 파티에 쓸 꽃을 고르기 위해 직접 꽃을 사러 나갔다. 세 여인은 서로 다른 시공간에 존재하지만, 델러웨이 부인을 쓰기 시작한 버지니아와, 델러웨이 부인을 읽으면서 버지니아를 받아들이는 로라, 델러웨이 부인이라 불리며 마치 델러웨이 부인이 투영된 것 같은 모습을 보이는 클라리스는 별개의 인물이 아니라, 하나의 연관된, 커다란 삶과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버지니아 울프가 델러웨이 부인을 쓰지 않았다면, 28년뒤 로라가 어떻게 그 소설을 읽을것이며, 클라리스가 어떻게 델러웨이 부인이란 별명을 얻었겠는가.
영화속에서 세 여인은 마치, 세 명의 친구가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듯 영향을 주고 받는다. 한 인물의 행동이나 대사는, 당장이 아니라도 어느순간엔가는 다른 두 명에게 재현되고, 마치 데자뷰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게된다. 특히 버지니아 울프에게 이런 성격이 강한데, 그녀가 델러웨이 부인을 집필하면서 중얼거리는 한마디 한마디가, 두 명의 여인에게 그대로 반영된다. 마치 버지니아 울프가 신이 되서 두 여인의 삶을 정하는 듯. 만약 울프가 델러웨이 부인의 결말을 바꾸었다면, 로라의 인생도 그렇게 바뀌지 않았을까?
세 여인은 몇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깊은 우울함, 동성애, 그리고 세 여인을 이어주는 소재인 델러웨이 부인. 세 여인은 어째서 깊은 우울에 빠져있을까? 그녀들은 다른 사람에게 얽매인, 원하지 않는 삶을 살고 있었다. 자살을 택한 버지니아 울프의 유서에는 ‘알고 있어요. 제가 당신의 삶을 망가뜨리고 있다는 것을’이란 구절이 있다. 출근하는 남편을 창문앞에 서서 배웅하는 로라의 모습을 비추는 카메라 앵글은 마치 감옥에 갇힌 여인같다. 클라리tm는 자신에게 델러웨이 부인이란 별명을 지어준 남자 리처드와, 그와의 과거에 얽매여있다.
세 여인은 밝게 하루를 시작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우울속에 빠지고, 자유를 갈구하게 된다. 버지니아는 남편 몰래 기차역으로 향한다. 런던으로 돌아가려고. 로라는 아이를 맡겨두고, 차를 몰고 호텔에서 홀로 델러웨이 부인을 읽는다. 그리고 삶과 죽음 사이에서 고민한다. 클라리스 리차드가 옷을 입는 것을 도와주러 갔다가, 리차드는 창틀에서 그녀와의 추억을 이야기하다가, 5층에서 뛰어내린다. 세 여인은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