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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남양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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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독후감] 남양군도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남양군도’를 읽고
가끔 주변 사람들과 일본에 대해 이야기할 때, 일본이 미국을 공격하지 않고 친미정책을 고수했다면 어찌 되었을지에 관해 말하곤 한다. 만약 그랬다면 이미 일본에 흡수되었던 조선은 사라지고 다시 등장하지 못하지 않았을까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무의미한 이야기였다고 느끼게 되었다. 남양군도의 존재가 일본을 미국과 충돌할 수밖에 없게 만든 것이다. 사실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 전혀 관심을 두지 않던 미크로네시아였는데 제국이었던 일본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는 창이 되었다.
일본이라는 나라?에서 보았던 것처럼 일본은 근대화에 맞추어 식민지가 되지 않으려면 같이 제국이 되어야한다는 논리를 세운다. 그래서 일본은 군사대국이 되었으며 탈아론에 기반하여 일반적인 아시아국가와는 다른 정체성을 갖는다. 나는 일본의 이 판단은 아시아를 점령대상으로 삼았다는 것 외엔 시대를 잘 파악한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제국에 대한 자부심과 열망이 일본이 미국과 전쟁을 하게 된 단초가 되었다.
조선과 만주국을 제외한 다른 아시아지역은 전부 열강의 식민지가 되어 있었고 일본은 후발주자로서 식민지 확장이 필요했다. 이 제국주의적 열망은 방향을 틀어 남태평양을 향하게 되었다. 즉 미크로네시아는 일본의 식민지 확장의 통로이고 희망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남태평양에 일본과 대치하게 된 것이 미국이었던 것이다. 제국의 길로 들어선 이상 식민지 확장은 필수적인데 더 이상 확장할 수 있는 길이 없어진 것이다. 일본은 제국을 유지하기 위해 어느 국가든 전쟁을 해야 했다.
이렇게 써놨지만 남양군도는 제국의 경제적 부 창출을 위한 식민지라기보다는 일본제국이라는 타이틀의 유지가 목적이었을 것이다. 미크로네시아는 굉장히 작은 섬들의 집합이고 인구 또한 10만 정도로 얼마 되지 않는 규모였다. 무역거점, 군사적 이점, 인구 수, 경제적 착취효율 등 어느 면을 따져도 만주와 조선에 비할 바가 못 되는 것이다.
후배와 대화를 해보다 나왔던 이야기 중엔 남양군도는 조선과 만주에서 전과를 올린 육군에 공헌도가 밀린 해군이 주목을 받고 공헌을 올리기 위하여 남양군도 진출을 하게 되었다는 말도 있었다. 실제로 만주국으로 넘어간 순간부터 일본 해군의 역할 비중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설득력이 있었다. 군대 또한 관료제 형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확장하려는 성질을 갖고 있고, 국가의 예산을 먹고 성장하는 만큼 가시적인 성과를 제시해야하는 것이다. 그렇게 미크로네시아는 일본 해군의 성과로서 존재했다.
남양군도의 초반부를 보면 지금 일본에서 남양군도를 다시 가져와서 행사를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실 남양군도라는 말이 일본제국의 식민지로 있던 섬들을 부르던 말이라 지금은 쓰이지 않는 말이다. 그런데 왜 다시 가지고 나오는가? 여러 의미가 있겠지만 남양군도를 통해 일본의 제국시절에 대한 향수 혹은 동경과 같은 감정을 일으키는 것이 주된 의도라고 생각한다. 미군의 필요에 의해서 자위대의 규모가 커지고 있고 자위대 한반도 유입허가가 논의되고 있으며 보수적 정권과 신우익들이 날뛰는 작금의 일본 사회를 볼 때, 일본의 국민정체성이 보수화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본다.
사실, 신세대 일본인의 입장에서는 전쟁을 겪지 않았기 때문에 전범으로서의 죄의식을 갖고 있기가 힘들고, 왜 자국은 스스로를 지킬 군대조차 맘대로 가질 수 없는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것은 일본의 헌법을 무기로 일본군의 파병이나 군거점화 등을 막고 있는 일본 정부나 규모가 커지고 있는 자위대의 현황과는 무관하게 지니게 되는 생각이다. 이미 왜곡교과서로 일본의 문제가 불거진 적이 있었는데 일본의 잘못된 역사교육은 신세대 일본인의 세계관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그렇게 일본인의 우경화에 이용될 수 있는 자원 중 하나로 남양군도가 쓰일 수 있는 것이다.
남양군도는 조선과 만주와 달리 일본이 아시아 외부로 영역을 넓혔던 자취이다. 나의 입장에서는 단순하게 일본의 식민지가 늘어난 것이지만, ‘오른쪽’의 일본인에게는 지난 일본제국의 위상이 남태평양에 닿았었다고 인식될 수도 있다. 남양군도에 대해 듣는 학생들은 초고령화사회에 진입하여 국가경제가 위험하고 미국에 속박당한 지금의 일본에 비해서 이전의 제국일본이 위대할 것이며 격어보지 않은 시대에 대한 환상을 가지게 될 수 있다. 물론 일원적인 이데올로기 형성과정의 예시이지 일반적이라고는 할 수 없고 오히려 반성의 계기로 작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남양군도가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에는 의심하지 않는다.
미크로네시아는 일본이 점령하기 전에 스페인과 독일의 지배를 받았다. 그 중에서도 스페인의 지배는 표교활동이 주목적이었다는 것이 특징적이다. 위에 말했지만 미크로네시아는 섬들의 집합이고 인구 또한 많지 않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큰 가치를 지닌 곳은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스페인은 착취보다는 선교활동에 전념한 것이다. 나는 여기서 제국주의가 착취와 지배가 아닌 다른 형태로도 발현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깨달았다. 제국주의는 ‘오류가 있는 진화론’에 기초한 우월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무지몽매한 다른 열등한 민족들을 계몽해야한다는 괴상한 사명감 또한 포함하고 있었던 것이다. 스페인의 입장에서는 덜 문명화된 미크로네시아 원주민들을 교화시키는 것이 제국주의적 목표에 부합하는 행위였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