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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니를 읽고 나서 - 세상에 짓밟혔던 장애 아이들을 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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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도가니를 읽고 나서 - 세상에 짓밟혔던 장애 아이들을 돌아보며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도가니를 읽고 나서
-세상에 짓밟혔던 장애 아이들을 돌아보며-
처음 내가 이 책을 접하게 되었던 때는 고등학교 @학년 때였다. 영화 도가니를 먼저 보고 그 다음에 책을 찾아 봤었는데, 당시 고등학생인 나이에도 책의 내용은 정말 충격적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대학생이 되어서 과제로 하여금 다시 접하게 된 이 책의 내용은, 나에게 어렸을 때 읽은 것과는 또 다른 새로운 시각과 여러 가지의 감정으로 다가왔다.
처음 시작은 농인과 청각장애아들이 생활하는 장애인 학교에서 교장과 행정실장, 선생님이 장애아들을 성폭행 해오고 있던 사실이, 새로 부임한 기간제 교사 강인호에 의해 최초로 수면 위에 떠오르게 되면서 시작이 된다. 그 후 그들을 돕고자하는 어른들의 노력과 피해를 입은 장애아들의 용기로 재판까지 가지만, 같은 장애를 앓고 있는 그들의 보호자들이 합의서를 써주게 된다. 결국 ‘권력과 부’라는 현실 앞에 범죄자들에게 제대로 죗값을 내리지 못한 채 흐지부지 된다. 결국 재판 결과는 원하던 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그들을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어른들, 그런 그들에게 마음을 열고,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깨닫고, 마음에 치유를 얻고 성장하게 된 청각장애아이들의 근황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맨 처음 나는, 결국 연두와 유리 그리고 민수 곁을 끝까지 지켜주지 못한 강인호가 무책임하고 비겁하다고 생각했다. 꼭 도망쳤어야 했나, 싶은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그 사람이 처한 상황에서라면 나였어도 같은 행동을 했을 것 같아서 강인호라는 등장인물에 대해 불쾌한 마음이 들었던 내 자신에게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그에게는 기간제 교사로서, 정의를 위해서, 가엾은 아이들을 위해서, 라는 마음보다 자신의 처자식이 더 중요했을 것이다.
사실 나도 어느 정도 마음속에 정의감은 갖고 있고, 아닌 행동을 보면 ‘아, 저건 아니다.’ 라는 마음은 갖고 있지만 그걸 ‘이건 아니에요, 하지 마세요!’ 하고 말할 용기는 갖고 있지 않았다. 내가 살아온 시간동안 그렇게 정의감에 불타올라서 내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일에 열을 띄어본 적이 단 한순간도 없었다. 되돌아보면 당장은 그러한 상황 속에서 내일이 아니니까, 하는 마음에 눈과 귀를 닫고, 방관자로 묻혀가기에 바빴던 것 같다. 이 책을 읽기전의 나는 어쩌면 자애학교에 여러 방관자들에 속했던, 그 선생님들과 다를 바 없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용기 내서 목소리를 냈던 강인호가, 결코 나와 같은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고, 물론 나의 직장, 나의 삶, 당장 내 앞날이 내 인생에 있어서 중요하긴 하지만, 내 눈앞에 그런 일들이 생긴다면, 그 어리고 나약한 아이들의 상처를 내가 다 치유해줄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힘이 되어줄 수는 있겠고, 꼭 그럴 것이라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그들의 편에 서서 그들의 목소리가 되어주는 것,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가 아닐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정말 나는 등장인물의 강인호에게 배울 점이 많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사회복지사가 된다면 이러한 마음가짐을 갖고 사회복지 서비스를 실천해야겠다는 마음이 가장 강하게 들었던 등장인물 서유진. 서유진은 정말 멋진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실제로 내가 이 분을 뵙게 된다면 함께 대화를 나눠보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다. 그리고 꼭 어렸을 때의 나를 보는 것 같아서 책 속의 인물인데도 친근함이 느껴졌다. 옳지 않은 것을 옳지 않다고 말할 줄 아는 그 자신감. 책의 구절 중에 장경사라는 등장인물이 서유진에게 이렇게 말했다. 왜 쉬운 길을 놔두고 그렇게 어렵게 사는지 답답하고 바보 같다고. 내가 중학교 때나 고등학교 때 주변 어른들에게 자주 듣던 말이었다. “너는 왜 애가 쉬운 길을 놔두고 어렵게 돌아가려고 하니?” 라는 말. 그때의 나에게 그 말은 너무 답답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한 채 차별을 하는 선생님께 그것이 부당한 대우라는 것을 말하지 않고, 대들지 않고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기에 내 나이가 너무 어렸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지금 다시 돌이켜 보면 그렇지가 않다. 부당한 것에 부당하다고 말을 할 줄 아는 것이 정말 멋진 일이라는 것을 느꼈다. 차별을 하는 선생님을 내가 고칠 수는 없겠지만 그 차별을 내가 거부할 수 있고, 나에게 조금 더 높은 신분을 가진 상대방이 부당한 대우를 했을 경우 그것에 대해서 거부하고 내 목소리를 낼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 그것은 어쩌면 한 사람이 자기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인격을 존중받기 위한 노력과도 같은 것이니까, 등장인물 서유진이 장경사에게 한 말 속에서 내 자신 스스로가 내 마음을 방관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 책에 나온 자애학교에서 일어난 사건은 실제로 광주 인화학교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책을 읽고 여러 가지 배움을 얻었던 부분을 돌아보며 한 가지 아쉬웠던 부분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약자가 말하는 진실을 묵살하고, 온갖 협잡과 폭력을 동원한 채로 자신들의 안위를 지키려 했던 사회적 강자들이 결국은 법을 내세워서 형량을 크게 받지 못했던 부분이었다. 또한 돈으로 장애 아이들의 집을 찾아가서 매수했던 부분도 정말 원통했다. 장애 아이들의 부모 또한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다수였기 때문에 그들이 잘 못알아 듣거나 생활 형편을 흠잡아서, 협박이나 강요 식으로 결국 끝끝내 합의서를 받아 내었던 부분도 너무 안타까웠다. 만일 그들이 자신들의 자식에게 해코지 한 자들을 돈 몇 푼으로 용서해준 꼴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알면 얼마나 충격적 일까. 세월호 사건이 일어났을 때, 수학여행을 폐지하면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수학여행 폐지를 주장하던 어느 높은 자리에 계신 분의 터무니없는 말처럼, 법이 문제라고는 말을 할 수가 없다. 그렇기에 만약 법안을 개선한다고 하더라도 확실히 이것이 답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아직 확실한 답은 모르겠다. 그러므로 이 안타까움을 여러 사람에게 공유를 하고 조언을 얻어서 개선 방안을 찾겠다고 다짐을 했고, 실천할 생각이다.
고등학생 때의 나에게 도가니라는 책은 실제 이야기를 다룬 충격적인 책이었다면, 지금 대학생의 나에게 도가니라는 책은 배울 것이 많은 책, 읽으면 분하고 마음이 아픈 책이다. 그리고 또 나중에 서유진이 강인호에게 적었던 편지 내용, 성장한 장애 아이들의 근황 부분에서는 난 그들에게 해준 것도 없는데 괜히 막 자랑스럽고, 대견한 마음이 들어서 마음이 따뜻해졌던 그런 책이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내 자신이 정말 얻어가는 부분이 많았다. 사실 나는 아직도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나, 어린 아이들에게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복지사가 된다는 것이 어렵게 느껴진다. 내가 그들에게 해를 끼치지는 않을까, 행여나 나의 아무런 의미 없는 행동이 그들에겐 마음의 상처가 되지 않을까, 잘못되지는 않을까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인 것 같다. 그렇지만 그들에게 내가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간다면, 연두가 강인호의 눈빛을 보고 마음을 열어 속에 담아두었던 이야기를 꺼냈던 것처럼, 나도 그들의 마음의 짐을 덜어줄 수 있는 사회복지사가 될 수도 있다, 라는 확신이나 자신감이 생겨나게 되어서, 좀 더 마음이 홀가분해지고 편해지게 되었다. 물론 아직 나는 사회복지사가 되기에 한참 부족한 사람이지만, 이번 과제를 계기로 사회복지사의 마음가짐을 배울 수 있었기 때문에 나의 가치관으로서 뿌리가 굳어져 마음이 단단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