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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 부산은 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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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부산은 넓다
다이나믹 부산
부산에서 나고 자랐음에도 그 동안 나의 고향에 대해 호기심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부산은 넓다’ 라는 이 책의 저자는 불과 10년 전에 부산에 내려왔으나, 이 곳에 대한 유독 특별한 애정과 관심으로 글을 쓰기에 이르렀다. 저자 유승훈은 부산박물관에서 전시기획을 하는 학예연구사이자, 역사 속 민중의 풍속을 연구하는 역사 민속학자 이기도 하다. 관심 분야의 책이 아니면, 특히 역사서의 경우 책을 펼치기 쉽지 않지만 이 책의 경우 흥미를 돋울 수 있는 주제들로 비교적 가볍게 서술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가수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통해 부산항에 대한 질문과 답변을 펼치는 부분은 재치가 있었다.
가장 흥미있게 읽었던 부분은 제 8장 ’부산 산동네와 영화‘였다. 현재 임권택영화영상예술대학에 진학하고 있기도 한데다 어릴 적 살았던 부산 산동네의 향수가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 장은 먼저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해운대‘ 의 윤제균 감독의 영화들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색즉시공‘, ’두사부일체‘ 등의 코미디 영화들을 제작하던 유 감독이 부산으로 관심을 돌린 것은 영화 ’1번가의 기적‘부터 였다. 부산 연제구 연산동의 산동네 물만골이 배경이 되었는데 이 다음으로 나온 영화가 해운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해운대‘ 이다. 코미디 영화에서 재난 영화로의 변신이 다소 어색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각각의 영화를 따로 보면 그런 어색함은 느낄 수 없다. 여기서 알 수 있는 부산의 매력은 옛 것과 새 것이 공존하는 것이다. 어느 영화 감독은 부산을 거대한 세트장이라 칭했을 정도로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다양한 모습이 있는 것은 진작에 가지고 있던 생각이지만 그것을 일컬어 ’다양한 세트장‘이라 표현한 것에 감탄이 나왔다. 부의 상징인 해운대 신시가지와 아직도 동서남북 곳곳에 자리한 산동네, 일제 강점기의 아픔이 담긴 일본식 판잣집. 시대가 뒤섞인 이 곳은 가히 300여 편의 영화의 배경이 될 만한 세트장인 것이다.
나는 ’11가의 기적‘ 의 배경이 된 연산동의 바로 옆에 위치한 거제동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살던 집과 머지 않은 곳에 사직구장이 있어, 경기 때 마다 들리던 관중들의 환호 소리와 하늘을 밝히는 구장의 환한 불빛에 대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윗집과 아랫집이 같은 화장실을 이용하고, 비가 오는 날이면 집 앞에 우산을 지붕삼아 풀을 썰고 빗물을 받으며 소꿉놀이를 하던 시골과 도시 그 어느 중간 쯤이던 그곳은 좋은 추억이 되었다. 아직도 가끔 그 곳이 그리우면 찾아가곤 하는데, 10년 전만 해도 막 도시철도가 생기고 있었던 산동네 옆으로 이후에는 지방법원이 들어서고 그 주위로 해운대에서나 볼 법한 60층대의 고층아파트가 즐비하는 신시가지로 변모한 것이 놀랍기만 하다. 하지만 아직도 제 자지를 지키고 있는 모습이 우직하게 느껴진다. 작가가 ’부산은 넓다‘ 라고 이 글의 제목을 정한것도 이런 다양한 모습을 가졌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책을 읽고 책에 대한 여러 가지 서평을 찾아보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서울 사람인 작가가 부산 토박이보다 훨씬 더 부산을 잘 알고 있다는 사실에 놀란 모양이었다. 재미있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내가 읽은 책은 개편되어 오자 수정이 되어 있는 상태지만 개편되기 전 책 본문에 작가 자신이 어린 시절 보낸 곳을 ‘서울 금정구 시흥동’이라 표기했던 것이다. 시흥동은 서울시 금천구이다. 아시다 시피 ‘금정구’는 부산의 지명이다. 약 10년을 부산에서 보내며 완벽한 부산인이 된 작가의 귀여운 실수다.
책을 읽으면서 부산에 십수년을 넘게 살아 온 토박이보다 훨씬 풍부한 작가의 부산 땅에 관한 지식은 연신 감탄을 자아냈다. 책의 중간 중간 사진으로 남겨진 부산 곳곳의 모습은 이전과는 다른 눈으로 볼 수 있게 해주었고 내 고향에 대한 애정을 더욱 북더워 주었다. 그리고 부산의 슬로건 ‘다이나믹 부산’ 의 ‘다이나믹’ 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각 장마다 특정한 소재들로 지루함을 느낄 새 없이 읽어 내려갔다. 부산으로의 여행을 결심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풍부한 자료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책이라 여행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은 누군가는 우리나라 각 도시들의 기록을 정리해서 이처럼 책으로 남기면 좋겠다고 했다. 사실 우리는 우리가 밟고 있음에도 이 땅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다. 다른 도시의 이야기도 이처럼 쓰여진다면 역사서로서, 가이드 북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