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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와 학생 사이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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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교사와 학생 사이의 나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책이름
교사와 학생 사이
읽은 날짜
지은이
하임 G. 기너트 지음/신홍민 옮김
출판사
양철북
교사와 학생 사이의 나
다섯 권의 책 중에서 내가 가장 먼저 고른 책은 ‘교사와 학생 사이’였다. 평소에 독서를 그리 즐기지 않는 나로서는 책의 두께에 걱정이 앞섰지만 책의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이 책을 선택했다. ‘교사와 학생 사이’ 누구나 제목을 들으면 어떤 내용일지 짐작이 가겠지만 나는 이 제목이 나를 말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교사와 학생 사이.. 나는 교사를 준비하는 교육대학교 학생이다. 그리고 2년 동안 학교를 다니면서 2번의 실습을 나갔고 선생님이라는 호칭으로 아이들은 나를 불렀다. 5월 5일 어린이날이면 매년 하는 방울토마토 심기 행사에서도 역시 나는 ‘박지희 선생님’이라는 명찰을 매달고 아이들을 맞이했다. 교사와 학생 사이, 그 중심에는 내가 있었다. 나는 교사로서의 나에게 좀 더 무게를 두고 책을 읽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교사로서의 기억보다 학생으로서의 기억이 많아서 인지 12년 동안의 학교생활이 문득 문득 기억나면서 생각에 빠지게 했다.
이 책은 책의 제목 그대로 교사와 학생 사이의 바람직한 관계형성을 도와주기 위해, 학교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 상황들에서 교사가 할 수 있는 기술적 문제 해결 방법들이 이야기 식으로 이어져 있다. 책을 다 읽고 기억에 남는 몇 가지의 단어를 들어보면 ‘인격’, ‘편지’, ‘황금의 혀’, ‘이론과 실천’이다.
첫 번째 단어는 ‘인격’이다. 교사는 학생의 인격과 관련하여 꾸지람을 해서는 안된다고 책에서 강조하고 있다. 칭찬도 마찬가지 이다. 아이의 이름 앞에 형용사를 사용하여 수식어를 붙이지 말라는 것이다. 학생에게 말할 때에는 그 상황에 대해서 말을 하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야지, 학생의 인격을 교사가 낙인을 찍어 말하게 되면 학생은 좌절하거나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무의식중에 참 많은 낙인 된 말을 사용했었고 나 역시 다른 사람들에 의해 낙인찍힌 꾸며진 틀 안에서 그것이 마치 나인 것처럼 살아 왔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집 둘째 딸은 참 착해.”, “우리 집 애는 참 순해.”, “지희는 그럴 리 없어.” 지금 문뜩 생각나는 나에게 낙인을 찍었던 말들이다. 결과적으로 다 좋은 말들 이었고 내가 바르게 성장하는데 도움이 되었던 말들 이었지만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나의 겉포장지에 맞춰 들어가려고 내 의지대로 행동하지 못하고 갈등했던 기억들이 생각난다. 지금도 나는 주위에서 바라보는 낙인에 부응하기 위해 행동과 마음가짐을 수정하는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내가 부담을 느끼는 만큼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나 역시 많은 사람들에게 낙인을 찍어주고 있다. “너희 집처럼 화목한 가정이 참 부러워.”. “무뚝뚝한 저 성격은 유전인가.” 불과 며칠 전에 내가 낙인을 찍은 말들이다. 몇 년 후에 내가 만나게 될 학생들의 보다 바람직한 성장을 위하여 지금부터 의식적으로라도 화법을 고쳐나가야겠다. 고쳐나가다 보면 아마 내 말 수가 조금 줄어들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두 번째 단어는 ‘편지’이다. 교사가 되면 꼭 해보고 싶은 교육 방법 중의 하나가 학생과 부모 그리고 교사 사이의 편지 쓰기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역시 효과적인 교실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편지 봉투에 담아 정식으로 보내는 편지가 있을 수 있고, 일기장 아래, 알림장 아래에 짤막하게 적은 편지가 있을 수도 있다. 서로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표현하지 못했던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고 심리적으로 더욱 가까워짐을 느낄 것이다.
실습 나갔을 때 5일 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학생들과 친해지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선택했던 방법이 바로 편지쓰기였다. 학생의 이름을 한명 알게 되면 나의 캐릭터 그림을 그리고 그 옆에 짧게 반갑다는 편지를 써서 학생들에게 주었었다. 그러면 10명 중 8-9명에게는 답장이 왔었고, 점심시간이면 밥을 같이 먹자고 방긋 방긋 웃으며 아이들이 반겼고, 쉬는 시간에는 함께 도서관을 가자, 공기놀이를 하자, 함께 그림을 그리자며 아이들이 말을 건넸었다. ‘열 마디의 말보다 어쩌면 한 줄의 글이 학생과 나 사이를 더욱 친밀하게 만들고 학생들에게 “내가 관심을 받고 있구나.”하고 느끼게 끔 할 수 있겠구나.‘ 라고 생각했다.
편지쓰기의 방법을 나는 실생활에서도 사용하고 있다. 전주에서 혼자 자취를 하고 있기 때문에 학기 중에는 동생을 만나는 날이 손에 꼽을 정도이다. 집에 갈 때마다 문화상품권을 사 가는데 봉투에 짧게 편지를 써서 준다. 자주 돌봐줄 수는 없지만 항상 동생을 생각하고 있는 내 마음이 전해지길 바라면서 이번 주말에 집에 갔었을 때도 나는 편지를 적었다. 하지만 답장을 받은 기억은 없다. 가끔 문자를 해도 돌아오는 답장은 ‘골룸.’, ‘-_-’ 답장이 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씁쓸한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나는 ‘돼지똥’이라고 웃어버리고 가끔 장문의 메일을 보낸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항상 아기 같다고 생각했던 동생도 이제 중2가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내 눈에는 기저귀 차고 돌아다닐 때와 별반 다르게 보이지 않는다. 나의 편지로 하여금 동생의 마음속에 내가 든든한 지원군으로 들어가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긴 하겠지만 사실 나는 계속해서 동생의 답장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