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삼 분석
분야
hwp1. 작가의 생애
박재삼 (朴在森, 1933.4.10-1997.6.8) 은 1933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1936년 가족이 귀국하여 어머니의 고향인 경남 삼천포시에 자리를 잡게 된다. 삼천포는 시인 박재삼에게 문학적 원적의 의미를 갖는다. 삼천포 앞바다의 풍경과 그곳에서의 유년체험은 그의 시적 상상력의 근원이 된다.
삼천포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했으나 집안이 너무 가난하여 삼천포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삼천포 여자중학교 사환으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시조시인 김상옥 선생을 만나 깊은 문학적 감화를 받고 시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된다. 그가 시조에도 문학적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1951년 4년제 중학 졸업 후 삼천포 고등학교 2년에 편입하여 1953년 삼천포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다. 시작 활동에 매진하여 모윤숙의 추천으로 시조「강물에서」를『문예』11월호에 싣는다.
1954년 은사 김상옥 선생의 소개로 현대문학사에 취직, 창간 준비를 돕게 된다. 이로써 그의 서울에서의 문단 생활이 본격화된다. 그 당시『현대문학』에 시조「섭리(攝理)」를 유치환의 추천으로 발표, 시「정적(靜寂)」을 서정주의 추천을 통해 발표한다. 1957년에는「춘향이 마음」으로『현대문학』신인상을 수상한다.
직장을 마련한 후 고려대 국문과에 입학하나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허덕여야만 했다. 결국 학교를 끝마치지 못하고 3학년 때 중퇴하게 된다. 이러한 청년 시절의 처절한 가난과 고통들은 그의 시 속에 드러난 슬픔과 한의 중요한 원천이 되고 있다.
이후『문학춘추』,『바둑』, 대한일보, 삼성출판사 등에 근무하기도 하나, 제2시집인『햇빛 속에서』를 펴냈던 1970년부터는 신문에 바둑 관전기를 연재하면서 직장생활로부터 벗어나 생활하였다. 그 뒤 꾸준한 창작활동으로 15권의 시집과 10여권의 시선집, 시조집, 8권의 수필집을 남기고 1997년 타계했다.
2. 시적 경향
박재삼은‘모더니즘의 시대’라고 일컬어지는 50년대 시단에, 한국어에 대한 친화력과 눈물겨운 이미지와 어조로 재래적 정서를 확장시킨‘전통적 서정성을 계승한 시인’으로 평가되어 왔다. 그는 대부분의 시에서 민족적 감정의 소재를 전통적인 것에서나 자연에서 찾았고, 한국인의 심정적 근저와 가장 합치되는 한의 정서를 시속에 반영하였다. 또한 한국어의 내재된 언어 감각에 충실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생동감 있는 어조와 구어에 대한 감각을 구사하였다.
박재삼 시의 변모 과정을 형식적 측면에서 보면, 초기시는 절제된 시어와 방언의 사용, 독특한 어미 구사를 통해 신선감을 획득하는 것에서, 중기로 들면서는 실험적인 시어 사용이 줄어들고 평이하고 리듬감 있는 시어, 회고조의 어조와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의 사용이 많아진다. 특히 후기시는 시어가 평이할 뿐만 아니라 비유와 같은 수사가 사용되지 않으며 산문적 서술이 주류를 이룬다.
한편, 내용적 측면에 있어서의 변모과정을 살펴보는 것은 다소 어려움이 있다. 전통적인 ‘한’과 같은 슬픔이 그의 시에 가장 근원적 정서로 자리잡고 있으며, 작가 스스로 계속적으로 그러한 시세계를 유지해 나가려 하기 때문이다.
몇몇 분들은 내 시가 잘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 말은, 좀 변모되었으면 좋겠다는 쪽에 서서들 얘기하는 경우가 많다. … (중략 )… 사람의 시 세계가 그렇게 자주 변모되는 것이 아니라는 비밀을 나는 나대로 알고 있다. 적어도 라는 이름에 맞먹을 것은 한평생의 시작 영위 중 기껏 해서 두세번이리라는 것이다. … (중략 )… 그러한 기계적 변모가 될 수 없다는 데에 시의 생명적인 내력과 그 기능이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