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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삶을 위한 인문학적 비전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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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건강한 삶을 위한 인문학적 비전9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갓 수능을 치고 났을 때, 일찍 학교가 파한 뒤 조금이라도 용돈을 벌기 위해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적이 있었다. 그 PC방에는 공기정화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의 흡연으로 인해서 항상 공기는 탁해했었고, 더군다나 지하에 위치해있어 바깥과의 공기 순환도 원활하지 않았다. 담배도 피지 않고 간접흡연을 즐기지도 않았던 나였기에 담배연기가 가득한 그 곳에선 종종 피부가 따갑고, 눈이 맵고, 심하면 가슴이 아플 때도 자주 있었다. 매일 10시간 이상 그 곳에서 일을 하는 것은 20살인 나에게도 부담되는 실로 큰 고통이라 할 수 있는데, 그 곳에는 정말 혀를 내두를 정도로 개념을 잃어버린 부부가 있었다.
내가 일했던 PC방의 단골손님으로,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12시간 이상을 PC방에서 보내는 부부. 그 부부에게는 이제 막 걷기 시작한, 곧 24개월을 바라보는 아기가 있었다. 처음에는 1주일에 두 번 정도 아기를 안고 PC방을 찾았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 횟수가 점차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매일 아기를 안고 PC방을 드나드는 부부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 부부는 흡연석에 자리를 잡아 앉더니, 함께 게임을 즐기며 담배를 연신 피워댔다. 이미 아기는 안중에도 없는 듯 부부는 게임 플레이에 미쳐있었고, 이제 막 2살배기인 아기는 담배연기가 꽉 차있는 흡연석 안에서 부딪히고 넘어지면서도 이 곳 저 곳을 돌아다니며 생글생글 웃고 있었다. 그렇게 아기는 매일 부모의 품에 안겨 바깥의 상쾌한 공기를 두고 담배연기로 가득한 더러운 PC방의 공기를 마셔야 했다. 2개월이 조금 지났을까. 어느 순간부터 매일 보이던 부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좀 더 나은 서비스의 PC방을 이용하는 구나.’ 라고만 생각했었는데 3주일이 지났을까. 오랜만에 PC방을 찾아 온 부부의 모습이 보였지만 그 들의 손엔 항상 보이던 아기가 보이지 않았다. 오랜만에 보는 단골손님이라 웃으며 인사를 건네며 조심스레 아기 얘기를 꺼냈다. “오늘은 아기랑 같이 안 오셨나 봐요?” 여자 분이 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아기가 갑자기 구토 증세와 호흡곤란을 일으켜 한 동안 병원에서 지낸다고 PC방에 자주 들리지 못했다고. 병원에 데리고 가는 것이 귀찮아 지금은 어머님께 맡기고 오는 길이라며 천연덕스럽게 말을 하더니 여느 때와 다름없이 흡연석에 자리를 잡고 담배 재를 털어대며 게임 플레이에 열중한다. 서비스로 나가는 커피를 가져다주고 나오며 보이는 그 들의 뒷모습을 보니 참으로 한심하다는 생각에 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아니 한심한 부모도 부모지만, 그런 부모는 그냥 욕 한 번 먹고 끝나는 것이 전부일 거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지만, 그 들의 아기는 어떤가. 생글생글 웃는 모습이 매우 예뻤던 아기인데. 자신의 아기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까봐 노심초사하며 하루도 빠짐없이 즐겨 피우던 기호식품도 끊는 부모가 넘쳐나는 이 판국에 PC방에 아기를 떡하니 안고 동반 출입이라니. 그 부모는 이제 2살 밖에 되지 않은 아기의 먼 훗날의 건강을 빚졌다. 다 자라기 전까지 작은 것 하나라도 조심을 기울이며 키워야 하는 것이 아기인데, 어쩌면 나중에 산소마스크까지 씌워야 정신을 차리게 되는, 그런 몰상식한 부모가 아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할 때 즈음에 나는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게 되었다.
성인보다 어린이가 간접흡연에 있어 더 취약성을 가진다는 것은 이미 모든 사람이 보편적으로 인지하고 있는 내용이다. 어린이는 성인보다 그들의 생활환경 속에서 발생하는 유독 물질의 영향에 더욱 민감한데, 어린이에게 좋지 않은 특정한 중금속이 그들에게 노출되면 어린이의 지능발달이 방해받게 된다. 이에 어린이는 적어도 간접흡연의 노출로부터 피할 수 있는 길이 있어야 하는데 이것이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인가. 위에서 말했듯이 상상 밖의 사고를 가진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나, 가정에서 간접흡연에 쉽게 노출된다면 간접흡연의 피해로부터 법적인 보호를 받기 어려워진다.
어린이들이 간접흡연에 노출되었을 때 받는 건강상의 영향에 관해 몇몇 연구가 이루어졌는데 영유아에게는 담배연기가 기관지염, 폐렴과 같은 질병의 발병률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는 보고가 있다. 간접흡연은 심각하게 그리고 장기적으로 청력저하의 원인이 되기도 하며, 1997년에 캘리포니아 환경보호 단체의 추정에 따르면, 가정에 의해 이러한 간접흡연의 피해로 의사를 찾는 사람이 미국에서 연간 0.7∼1.6백만 명 정도에 이른다고 보고했다. 이 연구는 미국에서 청력이 저하 된 사람의 13%가 담배로 인한 것임을 시사해 준다. 이미 간접흡연에 노출된 어린이들에게 있어 간접흡연이란 그들에게 천식의 발병케 하는 위협적인 요소가 된다. 이 분야의 전문가들은 간접흡연이 건강한 어린이들에게도 실제로 천식을 발병케 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조금 더 극단적으로 어머니가 담배를 피울 때, 그 어머니의 아기가 갑작스럽게 사망, 즉 영아돌연사 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이러한 영아의 갑작스러운 사망이 담배를 연기 속의 구성 물질로 인한 것인지 간접흡연으로 인한 것인지에 관해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WHO의 1999년 국제회의에서 어머니의 흡연은 전체 영아 돌연사의 1/3∼1/2를 차지하는 주된 원인이란 결론을 내렸다. 임산부의 흡연은 태아의 평균 몸무게를 감소시키고, 간접흡연에 노출된 비 흡연 임산부의 경우에도 또한 간접흡연이 출생몸무게를 감소시키는 원인이 된다. 간접흡연이 자연유산, 수막구균염, 어린이 암, 그리고 백혈병과 같은 질병, 즉 사람의 지력과 거동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질병들을 유발시키는 원인이란 것은 지금 한창중인 연구만 보아도 명백한 것이 사실이다.
흡연을 즐기는 부모에게서 자라나는 아이는 커서도 자신의 건강에 확답을 내릴 수 없다. 담배연기로 인해서 어릴 때부터 피부 트러블과 식욕감퇴 등의 병이 나타날 수 있으며, 폐렴 증상으로 가래가 많고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노폐물이 잔뜩 쌓여서 상체 비만증이 오는 이도 대부분이다. 청소년기에는 담배연기로 인해 뇌로 산소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머리회전력이 더뎌지고, 이로 인해 성적이 오르지 않아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 늙어서는 해소증이 많이 오고, 연기로 인해 폐가 늘어져서 폐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된다.
흡연이라는 것이 담배를 피우는 사람에게만 악영향을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다. 이처럼 전혀 필터를 입에 대지도 않은 어린아이에게도 심각하게 증상이 나타난다. 이것은 단순히 어릴 때 뿐 만이 아니라 그런 악한 증상들로 인해 이미 망쳐버린 건강을 안고 성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일생의 건강을 어릴 때의 불과 몇 년이란 시간으로 죽여 버리고 자신의 의지로 선택한 것도 아닌 타인에 의해 악화된 건강으로,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평생 병원을 가까이하며 살아야 하는 것. 우리는 어느 누구에게 책임을 돌려야 하는가.
어린아이는 어른들이 흘리는 말을 주워들어 그저 간접흡연이 나쁘다고 입을 모아 말하지만 정작 담배연기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지 않으며, 현실에서 담배연기가 자욱한 근처를 자신의 건강을 위해 일부러 피해 다니는 경우도 거의 없다. 그리고 어린아이가 옆에 있다고 하여 자신의 욕구를 자제하는 어른도 보기가 드문 것이 현실이다. 자신의 아이가 어릴 때의 담배연기로 인해 평생 건강을 망치며 살길 바라는가. 이에 우리는 아직 판단력이 부족한 어린이에게 간접흡연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서는 어른들의 재고된 의식과 그 것을 대하는 자세, 흡연규제를 위한 교육적 효과와 사회적 제재, 법적인 규제 등을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작업현장과 공공장소에서의 흡연규제의 교육으로 전체 성인의 흡연율이 감소됨에 따라 어린이들의 간접흡연의 피해가 최소로 줄어든 사례가 아주 많다. 예로 벌금제도를 시행할 수도 있으며 흡연구역만을 따로 지정하는 것과, 보행 중 흡연을 금지하는 법 등을 제정할 수 있다. 학교에서 흡연과 간접흡연에 대한 교육을 시행 하여 어린이들이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챙길 수 있게 하는 것 또한 좋은 방법이다.
자신이 기호식품을 선택하였다고 해서 자신에게만 미치는 악영향이라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담배와 간접흡연은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가지며 어느 누구에게만 영향을 끼치는 그런 것이 아니다. 자라나는 우리의 아이들이 평생 부모를 원망하며 살기를 바라는가? 조그마한 관심과 사회의 노력이 우리의 아이들을, 우리의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