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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거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 독후감

 1  에드거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 독후감-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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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에드거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 독후감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에드거 앨런 포, 「검은 고양이」.
「검은 고양이」는 어릴 적 내가 가지고 있던 ‘세계문학단편집’ 속, 맨 마지막 파트에 수록되어 있었던 작품이다. 사실 「검은 고양이」는 그 ‘세계문학단편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지 않았던 작품이기도 하다. 나는 같이 수록되어있던 오 헨리의 「크리스마스 선물」과 같은 작품을 더 좋아했었다. 「검은 고양이」는 이런 내 취향과는 굉장히 다른 작품이었다. 줄거리는 끔찍했고, 가끔 밤에 읽으면 무서움에 잠도 제대로 못 잘 정도였다. 하지만 왜인지 나는 그 단편집을 읽을 때마다 꼭꼭 「검은 고양이」까지도 같이 읽어내곤 했었다. 무서운 것과는 별개로 재미가 있으니 그랬던 것 같다. 이번에 다시 읽어보니, 「검은 고양이」 는 확실히 사형수의 ‘자기변호가 동반된 범죄 서술’을 굉장히 흥미롭게 그려내고 있었다.
헌데, 이번에 한 가지 스스로에게 의문이 들었던 점은 내가 「검은 고양이」를 단 한번도 ‘추리소설’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추리소설의 시초라는 에드거 앨런 포의 명작인데도 말이다. 때문에 교수님께서 추리소설로 「검은 고양이」를 추천해주셨을 때도, 나는 이 「검은 고양이」가 그 「검은 고양이」인지는 정말 몰랐었다. 이는 애초에 내가 「검은고양이」의 장르에 대해 특별히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어서이기도 하겠지만, ‘추리소설’이란 ‘범인이 아닌 형사나 제 3의 인물이 서술해야한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런데 다시 읽으면서도 나는 도대체 이 작품에서 추리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계속 고민해야만 했다. 추리소설이란 ‘수수께끼 풀이에 중점을 두는 소설’이라는데 「검은 고양이」 속엔 별다른 수수께끼가 없어보였기 때문이다. 결국에 내가 내린 결론은 주인공이 처음 언급한 ‘자신을 파멸로 이끌었던 사건의 발생 이유’ 혹은 ‘고양이의 행방에 대해 추리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사실 이 작품을 읽으며 내가 진짜로 궁금했던 것은 고양이의 정체였다. 이 고양이랑 플루토와는 정말로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일까? 고양이가 가진 올가미 무늬가 그저 주인공의 두려움이 만들어낸 착시현상일 뿐인 것일까? 나는 이런 의문들이 더욱 강하게 들었었다. 이때, 민망한 일이 발생한다. 다음은 내가 빌린 「검은 고양이」 책의 앞부분에 쓰인 말이다.
‘이 작품에서는 주인공의 어리석은 생각을 단순하게 믿어 버리는 것이 아니라 독자 스스로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났으며 이 사람은 왜 파멸하게 되었는지 생각하고 찾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는 주인공의 어리석은 생각을 단순하게 믿어 버렸다. 어릴 적 읽었을 땐, 어려서 그럴 수 있다고 변명이라도 하겠지만 지금에 와서 읽을 때까지도 같은 사고를 했다는 것은 여간 부끄럽다. 비록 서술자는 주인공이지만, 독자인 나는 주인공의 시점이 아닌 보다 전체적인 시점에서 이 소설을 따라갔어야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검은 고양이」를 읽으면서 ‘역시 술이 문제야.’라든지 ‘주인공이 나쁜 사람인 것은 맞지만, 저런 고양이라면 나라도 무섭겠는걸!’ 따위의 생각들만 했을 뿐이었다. 결코 주인공 내면의 선과 악의 대립을 중심적으로 바라본 적은 없었다. 이걸 깨닫고 나서 「검은 고양이」를 다시 읽어보니 그제야 「검은 고양이」가 추리소설인 이유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이 경험은 나에겐 꽤나 충격적인 것이었다. 사고가 보다 넓어진 기분이 들었고, 이번의 이 깨달음은 아마 앞으로 내가 쓸 소설에 있어 거대한 중심축의 역할을 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