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hwp- 고은의 갯비나리를 중심으로
목차
1. 한평생을 ‘목격자’로 살아온 시인
2. 고은의 시 세계
1) 초기 시 세계 : 허무주의와 누이 콤플렉스
2) 중기 시 세계 : 민족주의 시인의 태동
3) 후기 시세계 : 인간과 우주와의 교감
3. 1970년대와 갯비나리
1) 전태일
2) 전태일과 고은
4. 갯비나리 분석
1)「갯비나리」외재적 분석
2)「갯비나리」내재적 분석 :
3)「갯비나리」내재적 분석 :
4)「갯비나리」내재적 분석 :
5)「갯비나리」내재적 분석 :
5. 결론
참고문헌
1. 한평생을 목격자로 살아온 시인
고은의 본명은 고은태(銀泰)로 일제강점기인 1933년 8월 1일, 전북 군산에서 태어났다. 유년 시절에 대한 기록은 자세하지 않으나 12세까지 일본어로 학교 수업을 받은 지 4년째가 되던 해인 1945년에 광복을 맞이하였다 시인은 증언한다. 이후 시인은 군산북중학교를 입학하였고 1950년 발발한 한국전쟁의 여파로 학업을 중단케 된다. 이 시기 시인의 나이는 17세로 가장 감수성이 풍부할 나이에 전쟁의 참상을 두 눈으로 목격하면서 깊은 절망감에 빠진다. 그는 학업을 그만두고 군산항 부두에서 검수원을 맡았다. 죽음이 지배하던 이때에 그는 정신착란 증세를 가지게 되었고 결국 군산항 부두에 정박한 배와 부두 사이에 있는 틈으로 몸을 던져 최초의 자살을 시도하기에 이른다. 다행히 근처에 있던 사람들에 의해 구조되었으나 시인은 한 동안 극심한 절망감에 고통 받았다.
이후 시인은 1952년 우연한 기회에 효봉선사를 만나 약 10년 간 일초라는 법령으로 수행의 길을 걷는다. 그가 겪고 있던 절망감과 허무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 같은 선택을 한 것으로 사료된다. 이 시기부터 시인은 시를 쓰기 시작했으며, 1958년 친구인 나병재가 그의 시인 폐결핵을 투고하였고 시가 조지훈의 천거를 받아 『현대시』에 발표되면서 등단한다.
종교의 길과 시인의 길 사이에서 갈등하던 그는 결국 예술의 길을 택하고 1962년 환속을 결심한다. 하지만 10년의 승려 생활 동안에도 내적 완성을 이루지 못했던 그는 환속 이후 우울에 빠지게 되고 그는 인간 혐오마저 가슴에 품기에 이른다. 자살 시도를 수차례 겪으면서 그는 불면증을 앓게 되었으며 술 없이는 살지 못하는 폐인이 된다. 하지만 그가 우울에서 탈피해 세상과 소통하게 된 계기가 1970년 11월 어느 날 그의 앞에 벌어진다.
무교동 술집 바닥에 버려져 있던 신문에 실려 있던 한 노동자의 죽음, 평소 죽음에 대해 고뇌하던 자신의 눈에 그 기사가 눈에 띄지 않을 리 없었다 시인은 증언한다. ‘여기에서 후기의 정신사적 의의를 출발시켜도 된다. (중략) 무교동은 내 단골이었다. (중략) 탁자 밑에는 지저분한 술집 쓰레기가 치워지지 않은 채였다. (중략) 그중 한 종이를 무심코 들여다보았다. ’근로자 분신 자살‘이라는 아주 짤막한 기사가 실려 있었다. (중략) 그때까지 나는 네 번의 자살 미수에 머무르고 있었다. (중략) 이런 자살 미수 때문인지 노동자의 분신 자살에 유독 관심이 갔다. 그 관심의 크기에서 그 노동자의 현실과 막 1960년대를 벗어난 열악한 노동 환경으로서의 사회 현실 그리고 분단 시대의 여러 모순에 대한 내 의식의 회로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중략) 비소로 세상에의 입문이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고은, 『우주의 사투리』, 민음사, 2007년 105~106면.
이날 이후로 시인은 10년 동안 자신을 옭아매던 불면증과 죽음에서 벗어나 현실로 시선을 돌리게 된다. 이후 『문의 마을에 가서』(1974), 입산』(1977), 『새벽길』(1978)을 차례대로 출간하며 시인은 변모한 자신의 시세계를 드러냈으며, 이후 연작시 만인보와 장시 백두산등을 출간하여 자신의 상상력을 통해 현실의 다면성을 그려냈다는 평을 받기에 이른다.
본고는 이처럼, 1933년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대의 격동을 두 눈으로 목격한 시인 고은에 대해 다룬다. 특별히 그가 허무주의에서 벗어나 현실참여적인 시를 쓰기 시작한 1970년대, 그 중에서도 시집 『새벽길』에 수록된 장시 갯비나리를 내외적으로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시인이 추구하는 시적 방향성이 시에 어떻게 반영되었는가를 중점적으로 파악하였다.
2. 고은의 시 세계
고은의 시는 일관된 흐름을 기준으로 창작 되어온 것이 아니라, 시 세계의 변화를 거치며 창작되었다. 이러한 변화를 기준으로 그의 시는 초기·중기·후기로 나누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래에서 언급할 오수연과 송기한은 초기시를 허무주의를 연관 지은 바 있으나, 허무주의의 원인은 불교적 세계관에 있음을 강조한다.
대체로 초기에서 중기로 넘어가는 시기는 그의 시집 『문의 마을에 가서』를 기점으로 보지만 초기시의 마지막쯤에 쓰인 시에서부터 조금씩 나타난다는 연구도 있다. 이때부터 허무주의에 치중된 시인이라는 평가에서 현실을 인식하게 된 시인이라고 고은은 인정받게 된다. 초기의 시세계에서 중기로 넘어갈 때에도 아무 계기 없이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허무주의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으로 보거나, 낭만주의의 연장성으로 보는 경향이 존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