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와 학생사이 - 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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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p교대에 입학한 이후 가장 많이 받게 된 질문 중 하나는 ‘어떤 선생님이 되고 싶나’이다. 그렇지만 명쾌하게 나의 뚜렷한 교육관에 대하여 대답을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늘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으며 ‘아, 저런 선생님이 돼야겠구나.’, ‘또 저런 생각을 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공감 뿐 이었다. 교육대학교 3학년 생활을 하고 있는 지금까지도 뚜렷한 교육관 하나 없다는 것이 부끄러웠다. 그도 그럴 것이 교육관을 갖기엔 나에게는 찝찝한 뭔가가 남아있었다. 현재 교사가 되어있는 선배들의 모습을 보면서, 또 언론에서 비춰지는 수많은 교육현장의 문제점들을 보면서 현장에 나갔을 때의 나를 상상해보며 어찌나 많은 자신감을 잃었었는지... 특히 아이들의 자실이나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로 정신병을 앓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될 때면 아이들의 미래에 대한 큰 책임을 느끼고 내가 알고 있는 수많은 교육현장의 문제점들을 어떻게 해결 할 수 있을까, 현재 제시된 수많은 대안 방법들을 현장에 나가 나는 어떻게 직접 적용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늘 앞섰다. 독후감이라는 과제 덕분에 이런 책을 읽게 되었지만 첫 에필로그를 읽는 순간부터 난 이 책을 통해 효율적이고, 감동적인 교사가 되기 위해 아직 미처 직접 접해보지 못한 교실의 모습을 미리 만나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생겼다.
사실 그 기대감이 큰 탓이었는지, 아니면 아직도 내가 교사에 대한 환상으로 가득 채워져서 인지 첫 장에서 읽을 수 있는 교사들의 대화는 무척이나 충격적이었다. 물론 토론 자체가 너무 일방적이고 극단적이기 했지만 나 역시 이들과 같은 처지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문득 참관실습을 나갔을 때 해당 학급 담임 선생님께서 해주셨던 말씀이 떠올랐다. 아이들을 참 예뻐하는 것 같은데, 지금 이 마음으로 후에 현장에 나가서도 아이들을 많이 사랑하고 예뻐한다면 정말 훌륭한 선생님이 될 것이라고 말해주셨다. 사실 선생님의 말씀이 그 때 당시에는 ‘이게 무슨 소리인가’ 했었다. 아직도 그냥 지나가는 초등학생들만 봐도 손 한 번 흔들어주고 쓰다듬어 주고 싶은 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교란 큰 울타리 안에서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는 단순히 사랑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 할 수 있는 곳이 아닌 것 같다. 교사란 직업은 한 개인의 삶에 있어서 너무나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고, 그러므로 한 마디 한 마디에 주의를 기울여 말해야만 한다. 그리고 학교에서 그 반 분위기를 조성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교사 자신이다. 그 날의 태도에 따라 교실의 날씨가 달라지는데, 이 점만 봐도 교사의 역할은 정말 중대하다. 또한 반에서 잘못을 저지른 아이에게 폭력적인 언어로는 성과를 높일 수도 없고 인격을 향상시키지도 못한다.
이 책에서 교사의 모습은 정말이지 이상적이었다. 교사들은 역할 뒤로 숨을 수 없으며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도 적절한 행동을 한다. 아이들의 모든 상황을 꿰뚫어 보며 반응하고, 충동적으로 반응하지 않는다. 그러나 어떤 교사들은 예방할 수 있는 싸움, 충돌, 사태에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기도 한다. 날마다 교실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 교사가 적절치 못한 말과 행동으로 대응하면 결국 파괴적인 결과가 있을 뿐인 것이다. 하긴 우리가 이미 접해본 학교 교육에서는 종종 나타나는 예들이 있다. 선생님이 학생에게 가시 돋친 꾸중을 한다면 학생은 결국 선생님에게 반항하는 마음만 커지게 되고 결국 선생님에 대한 복수심까지 갖게 된다. 또 어떠한 경우에는 사생활을 침해하는 지나친 관심도 해가 된다. 이렇듯 우리의 교육현장은 고쳐야할 것들이 너무나 많아 보인다. 그 중에서도 내 생각은 교사와 학생의 관계에서 의사소통에 대한 것들은 반드시 고쳐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른과 아이의 의사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고받는 그 내용의 질적 특성이다. 아이는 어른에게서 건전한 메시지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른들의 의견은 아이의 자존심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하지만 우선은 이러한 의사소통을 하기에 앞서 우선적으로 어른과 아이의 내면적인 현실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할 것이다. 간혹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의아한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문제가 발생 했을 때 어떤 선생님은 그 학생이 처한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똑같은 문제에 있어서 또 다른 선생님은 학생의 성격과 인격에 대해 평가한다. 과연 이 선생님들의 본질적으로 갖고 있는 생각의 차이점은 무엇이었을까? 선생님의 의사를 학생에게 안전하게 전달하려면, 우선적으로 선생님은 학생에게 모욕감을 주어서는 안되고, 분노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할 것이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예시에서도 역시 교실에서 발생한 상황에서 교사는 학생에게 큰 도움을 주었다. 비난을 하지 않고, 해야 할 일을 지적해 주었다. 또 말을 아끼며 공감하는 마음으로 학생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준다. 선생님과 학생사이의 적절하고 바람직한 의사소통은 진심이 뒷받침 외어야 할 것이다. 진심으로 대하지 않는 다면 언젠가는 그 진심이 드러날 것이다. 위 예시와 뿐만 아니라 책의 다른 사례들을 봤을 때 선생님과 학생 사이에는 정말이지 조화 이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는 것 같다.
모든 사람들에게 가정이란 곳은 어떠한 사회 집단보다 가장 우선시되는 집단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부모가 아이에게 더 나은 미래를 제공하기위한 마지막 희망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현장에 나가 있는 교사들의 이야기를 볼 때면 부모와의 갈등이 심해지는 경우를 본 적이 있다. 사소한 말실수로 인한 갈등이 심해지기도 한다. 그러므로 선생님은 무심결에 아이에 대해 가지고 있는 부모의 꿈을 산산조각 내는 표현은 하지 않도록 애써 조심해야한다. 면담을 할 때는 타인의 방해를 받지 않는 조용한 곳에서, 자기 이야기를 하며 주제넘은 참견을 하지 않으며, 부모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직접 겪어 본 경험에 의하자면 1학년 참관 실습을 나갔을 때 교실에서 유난히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소외되어 있는 한 아이를 보았다. 아이들은 그 친구가 가까이 올 때면 ‘썩는다’는 표현을 해가며 그 아이를 왕따 시키고 있었다. 그런 상황을 보고, 그 아이를 유심히 더 지켜보았다. 그 아이는 모든 학습능력이 다른 친구들에 비해 떨어지는 것처럼 보였고, 먹는 것도 하는 행동도 모두 뒤처지는 느낌이었다. 종종 수업시간에는 혼잣말을 하거나 갑작스레 알 수 없는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후에 담임선생님을 통해 그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담임선생님이 쭉 지켜본 결과 그 아이의 행동은 자폐를 지닌 아동의 행동과 매우 유사했다고 한다. 자가 측정을 할 수 있는 테스트에서도 상당부분 많이 일치를 했다고 했다. 그 결과를 학부모에게 이야기했더니 학부모는 우리아이는 그럴 일 없다며 아무런 관심조차 없이 전화를 끊었다는 이야기였다. 그 때 당시에는 무작정 선생님의 이야기를 기분 나쁘게 받아드리는 부모가 이해가 안됐다. 하지만 이 책에서 의사소통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만일 그 때 다짜고짜 학생의 상황을 보고하기 보다는 먼저 집안에서의 학생의 행동, 의사소통의 정도 등 부모를 통해 그 아이에 대한 정보를 먼저 듣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면, 점점 나빠지는 아이의 상황을 조금 더 일찍 해결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부모에게는 충고가 필요한 것이 아니었을 것이다. 또한 아무리 좋은 충고라고해도 어떤 시간과 어떤 장소에서 어떠한 방법을 택했는가가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유능한 교사는 유능한 기술자들처럼 기술을 습득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 관료사회에서 아직 존재하는 교장이나 다른 교직원들과의 의사소통 뿐 만아니라 학생, 나아가 부모와의 적절한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마치 우리가 한국말을 쉽게 구사하듯이 노력하여 익힌다면 어떤 의사소통에서도 유익하게 반응 할 수 있을 것이다.
교사들에게는 좋든 나쁘든 학생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힘이 있다. 아이들의 됨됨이는 경험을 통해서 결정되고, 그 경험에 대한 열쇠를 갖고 있는 것은 바로 교사일 것이다. 또 교사는 아이들의 마음을 열리게도 닫히게도 할 수 있다. 이 책을 다 읽는 순간에도 나의 교육관은 여전히 무엇이라 정확히 말할 수 없을 만큼 아직도 너무 복잡하다. 역시 교직에 근무하고 계시는 아빠께서는 늘 ‘인간다운 학생’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하셨다. 인간다움이란 너무 넓고 어렵기만 한 표현이다. 하지만 난 최소한 아이들을 존중해 줄 수 있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 아이들의 개인적 차이를 인정해주고, 많은 이야기들을 진심어린 마음으로 들어주며, 뜻을 받아 줄 수 있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 수업시간에 내 인생에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나는 ‘믿음’이라는 단어를 적었다. 믿음이 없이는 어떤 인간관계도 지속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들을 믿고 싶다. 나는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앞으로 나의 아이들을 만나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