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hwp- 박완서의 「나목」을 중심으로 -
Ⅰ. 서론
성장소설이란 “유년기에서 소년기를 거쳐 성인의 세계로 입문하는 한 인물이 겪는 내면적 갈등과 정신적 성장,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세계에 대한 각성의 과정을 주로 하고 있는 작품으로서, 정신적, 육체적인 성장의 과정을 표면적으로 드러내는 소설” 한용환, 「소설학 사전」, 고려원, 1992, p.48
이다.
성장소설은 한 인물이 유년기에서 성인의 세계로 입문하는 과정에서 겪는 정신적, 육체적 측면에서의 성장 과정을 다루고 있으므로 작품 속 주인공이자 성장의 주체는 중·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습자들과 비슷한 연령대에 있다. 따라서 성장소설을 읽는 교실의 학생들은 자신들이 현재 처해 있는 상황과 매우 흡사한 배경 및 심리상태 속에 있는 주인공과 자신을 무난하게 통일화함으로써 작품에 보다 더 빠져들 수 있게 될 것이다. 말하자면 성장소설은 문학작품을 학습하는 청소년 독자들로 하여금 흥미를 가지고 소설 속의 상황에 몰입하게 하여 흥미와 감동을 더해주는 힘이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이러한 경험은 소설읽기에 대한 긍정적인 기억으로 자리 잡아 학습자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문학 작품 읽기의 재미를 느끼게 할 것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7차 교육과정의 문학영역에서 추구하는 바인 문학능력 신장과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문학 활동을 통한 깨달음 얻기, 그리고 문학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태도 기르기 등의 목표에 벗어나지 않게 되는 것이다.
또한 성장소설 속에 나타나는 사건 혹은 인물들은 미성숙한 주인공이 성숙의 단계로 나아가도록 돕는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그 자체로 독자에게 교육적 의미를 갖는다. 성장의 주체는 자신에게 벌어지는 사건을 통해 갈등을 경험하고 주변 인물들의 도움으로 혹은 스스로의 힘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소설의 학습자는 그것을 살핌으로써 자신이 아직 겪어보지 못한 경험들에 대한 간접적 체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주인공을 성숙의 방향으로 이끄는 소설 속 인물들의 역할을 통해 자아와 세계에 대한 인식 및 각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성장소설은 열린 결말 구조를 취하고 있어 독자들로 하여금 잠재적인 주인공의 성장방향에 대해 능동적으로 생각해 볼 여지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따라서 학생들은 더욱 더 능동적으로 문학 활동을 통해 깨달음을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성장소설이 문학 교육의 측면에서 가지고 있는 특성과 가치는 학습자의 능동적 참여를 중요시하는 7차 교육과정 문학과목의 목표와도 잘 부합하고 있으므로 앞으로 성장소설의 교수·학습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청소년 독자를 위한 문학 텍스트로 성장소설이라는 문학의 한 갈래에 주목해보고자 한다. 본고에서 제안하는 교수·학습의 방식은 일반적인 소설의 교수·학습의 단계를 기본적인 틀로 삼고 학습자의 역할을 강조하는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몇 가지의 활동들을 구안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를 위해 교사는 평가를 함에 있어서도 이러한 교수·학습의 과정 자체를 대상으로 학습자의 문학이해에 대한 발전정도를 파악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할 것이다.
Ⅱ. 「나목」을 중심으로 살펴본 성장과정의 분석
「나목」은 전쟁을 체험하는 여성의 성장을 다루고 있는 소설로 작품에서 드러나는 교수·학습의 요소는 주로 주인공인 이경이 경험하는 성장의 과정자체에 관한 것이다. 즉, 이경에게 제공되던 보호의 테두리가 허물어지게 되는 초반부와,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외부와의 경험을 통해 새로운 세계에 대한 인식 및 자아에 대한 각성을 하게 되는 중반부, 그러한 과정을 거쳐 성장이전의 미숙함을 채워나가는 후반부로 나뉘게 된다. 성장의 초반부에는 주로 전쟁과 같은 거시적 환경에 의한 삶의 변화와 가정의 해체가 나타난다. 중반부에서는 이경이 다양한 주변 인물들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하며 정체성을 모색해하는 과정이 이루어지며, 후반부에 이르러 그러한 깨달음을 통해 여성으로서 또한 하나의 자아로서 정체성을 확립하고 안정된 상태로 나아가게 된다. 즉 이경이 겪게 되는 성장의 배경과 겪게 되는 상황들을 정리해보면 크게 전쟁의 체험, 아버지의 부재, 오빠들로 인한 죽음의 체험,유교적 가치관에 대한 저항과 일탈이라는 4가지 요소를 생각해 볼 수 있게 된다.
1) 전쟁의 체험
전쟁은 폭력을 통한 강압적 상황으로 그 결과는 적군과 아군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비극성을 내포하고 있다. 또한 그 파괴력의 범위는 매우 넓어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음은 물론이고 세대를 넘나드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