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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p1. 머리말
문학은 일종 독특한 인류 사회의 편년사이며 생활의 교과서이다. 진보적 작가가 자기 작품을 통하여 현실을 반영한 경우에는 그것이 단순한 반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무수한 독자 대중으로 하여금 자기 옆에 제기되고 있는 현실 개조의 문제들을 옳게 변별하고 정열적으로 실천에 옮기도록 고무시키는 것이다. 우리 나라 봉건 말기 위대한 사실주의 작가 연암 박지원은 이미 150년 전의 과거로 물러갔지만 그의 양반 제도를 반대하는 민주 사상과 빈약한 조국을 부강하게 하려는 애국주의적 정열은 그의 천재적 예술 업적을 통하여 오늘날 독자 대중의 미학적 이상과 예술적 취미에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곳에서 항상 감격과 교양을 주고 있다. 그의 문학이 시대적 제약성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진보적 사상과 그 시대의 사회적 의의를 내포하고 있는 예술적 유산에 대하여 연구 분석하는 것은 우리 나라 우수한 문학적 전통을 계승 발전하는 과업 중의 하나로 되는 것이다.
2. 박지원의 위대한 사상적 및 문학적 특징을 형성할 수 있었던 사회적 환경 (18세기)
⑴ 국내적 모순
1) 봉건 경제의 지주적 착취- 각종 조세, 환곡, 군포, 기타 가렴 주구를 반대하여 일어나는 농민 봉기는 양적, 질적으로 점차 발전하고 있었다. 이와 같은 투쟁은 농민 대중이 지주와 관료의 쇠사슬로부터 해방하기 위해서 청원, 애걸 등 평화적 수단으로서는 불가능하고 오직 군중적 폭동과 군사적 행위로써만 자기들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자각성을 표현한 것이었다.
2) 귀족 관료의 가혹한 토색과 일반의 사회적 천대로 말미암아 2중3중의 질곡을 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7세기 말경부터 상인 자본의 세력은 점차 증대되어 왔었다. 숙종 초년에 실시한 상평 통보전이 화폐로서 전국적으로 유통되어 자연 경제를 서서히 잠식하는 동시에 민간 수공업의 생산과 지방 소 시장들의 확대 증가를 환기하였다. 관서 지방 채광의 성황과 국내 은화의 국외 탈주와 국외 사무역의 성행 등은 부상 대고의 금전적 위력을 일층 촉진하였다.
3) 양반 계급 자체내의 당쟁은 18세기 영조 연대에 이르러 서인 노론의 1파 전제로 전환되어 봉건 귀족적 분권 형태는 완전히 소멸되었으며 소위 탕평 정책은 무편 무당(無偏無黨)이란 허울 좋은 간판을 내어 건 채 그 이면에는 극히 편협한 당파전을 실현하였다. 그리하여 중소 지주, 지방 반벌 및 재야 당파들이 극 소수 대 귀족에 대한 불평 불만은 매우 격심하였다.
4) 반상 차별, 적서 차별, 지방 차별로 인한 광범위한 대중적 불평은 장차 양반적 사회의 기구를 뒤엎지 않고는 아니 할 형세가 현저하였다. 인민의 신분적 감옥이라고 할 수 있는 문벌 제도를 반대하는 양반 제도 반대의 사상은 인민 대중 속에 광범위하게 발전되어 특히 18세기 전후로 발생한 민담, 소설, 이언, 은어 모든 방면에 양반과 관료를 저주, 조소하는 인민적 감정이 침투되지 않은 곳이 없었다.
5) 당시 양반 제도의 유일한 지지자인 유학자들은 허례와 공리 공담에 도취하고 민생 문제와 인민의 이해 관계를 전연 도외시하였다. 그들 사대주의의 변종인 소위 ‘존화 양이’ 론은 집권 당파의 비굴한 위선을 합리화시켜 주는 한편 민족적 긍지심과 조국의 자주성을 근본적으로 저해하였다. ‘개물성무(開物成務)’의 학문을 주장하는 실학자들은 이들과 투쟁하는 것을 자기들의 중요한 임무로 인정하고 이데올로기적 투쟁에 있어서 정치, 경제에 관한 경세적(經世的) 학문을 강조하였다. 문학 예술 부문에서는 문학 작품의 취재를 자기 나라의 역사, 지리, 풍속에 치중하여 한문 혹은 국문으로 취급하였다. 사상적 지향에 있어서는 자기 조국의 부강화와 민족적 자각과 인민적 감정을 선양하기에 노력하였다.
⑵ 국제적 모순 - 서양 자본주의 對 동양 봉건주의의 모순
15세기 문예 부흥, 16세기 종교 개혁 이후로 서구라파 각 국에 있어서 생산기술의 발전과 시민 계급의 발흥은 봉건 경제적 토대를 급격히 흔들어 놓았으며 신대륙 발견과 중상주의 식민지 경쟁은 자본주의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였고 자연 과학은 중세적, 종교적 세계관을 근본적으로 타격 하였다. 1498년 바스코다가마가 동인도에 착륙한 이래로 구라파 각 국의 산업 원정대들은 동양으로 몰리기 시작하였다. 조선 역시 점차 증대해 가는 서양 자본주의 세력의 포위권내에 들어가게 되었으며 ‘이상한 모양의 배’(이양선)들이 조선의 해안에 출몰하여 주민의 신경을 흥분케 하는 한편 조총, 홍이포 등 무기와 담배, 감자, 아편 등 화물과 지구도, 망원경, 시계, 기타 과학 문물 및 한역 서양인 서적들이 중국 혹은 일본을 통하여 국내에 유입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