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hwp주제어: 가족복지정책, 국가발전단계, 사회적위험
Ⅰ. 서언
우리나라는 매우 빠른 기간 동안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이룬 나라로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나라이다. 그러나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뚜렷한 성취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국민들이 현실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헝그리 사회"가 풍요로운 사회로 가지 못하고 "앵그리 사회"로 바뀌고 말았다는 지적은 (전상인, 2008) 단순한 양적 성장이나 민주적 절차의 확립만으로는 바람직한 사회 발전의 충분조건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그동안의 단편적 연구들에서 드러나는 한국과 선진국의 가장 큰 차이는 양적인 성장이 아닌, 질적인 수준의 차이에서 두드러진다. 흔히 선진국이라 불리는 OECD의 10여개 국가들과 비교할 때, 한국은 삶의 질, 행복지수, 아동, 노인빈곤율, 자살율 등 OECD에 비해 크게 뒤져 있다.
경제성장은 국민소득을 증대시켜 국민들의 물질적 복지환경을 향상시킬 것이라는 일반 논리가 성립된다. 그러나 정작 국민들은 행복하다고 느끼지 않는 것 같다. 사실 자유주의 산업화는 양면의 칼과 같아서, 동시적으로 볼 때 국민의 물질적인 복지환경을 평균적으로 향상시켜 주지만, 동시에 산업자본주의가 허용하는 사회적 불평등과 배분의 왜곡은 국민들의 비물질적 환경에 황폐를 가져오고 부적응 문제를 심화시킨다. 특히 우리사회가 주목해야 할 것은 산업화된 대부분의 국가가 경험하고 있는 급격한 출산율 저하, 고령화 가속화, 노동시장의 불안정성과 가족구조의 불안정성 증대,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로 인한 개인뿐 아니라 사회적 위기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사회는 최근 수십년 간에 걸쳐 진행된 급속한 경제성장과 산업화, 도시화의 결과로서 가족구조와 가족생활 변화, 가족의 기능과 구성원들의 역할 그리고 거기에 수반하는 새로운 가족문제의 대두, 개인문제에 대한 가족의 심대한 영향 등의 현상을 수반하였다. 한국 사회는 전통적으로 아동에 대한 양육과 교육, 노인에 대한 부양, 그리고 가족성원에 대한 정서적, 물질적 지원 등 개인에 대한 복지의 기능을 가족에게 책임지워 왔다. 그러나 산업화와 근대화 과정을 거치면서 가족의 이러한 기능들이 이양되기 시작하였으며 실업, 질병, 재해, 노령 등 증가하는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보호를 제공해줄 수 있는 가족복지정책의 필요성이 증대되었다. 가족은 인간에게 가장 기초가 되는 공동체로서 복지국가 재편의 핵심으로(Esping-Anderson, 1990) 복지국가의 지속 가능한 유지와 발전에 있어 가족복지정책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이 연구는 우리나라가 경제성장으로 세계적 경제대국을 이루었으나 아동빈곤율은 OECD국가중 18위 노인인구빈곤율은 1위,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가지고 있으며, 국민들이 느끼는 행복지수는 왜 낮은가? 의 의문에서 출발한다. 그렇다면 경제성장에 따른 가족복지정책은 어떻게 변화 하고 있는가? 경제의 발전 단계마다 가족 문제와 욕구는 어떠한가? 가족복지정책은 가족구성원의 욕구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가? 복지국가로 가기위한 우리나라의 현 가족복지정책은 어떠한가? 그렇다면 우리나라 가족복지정책 뱡향을 어떻게 구축할 수 있을까?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경제성장에 따른 발전단계별로 나누어 즉 1945년 이후부터 최근에 이르는 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의 가족복지정책 변화와 쟁점을 조명해 보고자 한다.
Ⅱ. 가족복지정책 일반적으로 가족과 관련된 정책은 가족정책(family policy)과 가족복지정책(family welfare policy)으로 구분된다. 이 경우에 가족정책은 국가가 가족의 기능이나 역할에 의도적으로 영향을 미침으로써 원하는 방향의 변화를 가져오려는 체계적인 개입계획을 의미하고, 가족복지정책은 통제와 지원을 통해 국가가 순수하게 가족을 위해 행하는 정책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이 두 개념은 경우에 따라 혼용되므로 명확히 구분하기가 어려우며, 오늘날 국가는 사회복지의 전 분야에 걸쳐 정책을 통해 가족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으므로 가족정책과 가족복지정책의 개념을 구분하는 것은 점차로 의미를 상실해가고 있다.
1. 가족복지정책의 개념
가족복지정책의 정의는 학자에 따라 다양한 논의가 존재하지만 합의된 하나의 정의는 없다. 가족복지정책에 관한 합의된 정의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그만큼 가족복지정책에 대한 이해가 단선적이지 않고 다층적이고 복합적임을 시사한다. 가족정책은 가장 광의로 볼 때 국가가 가족의 역할을 가진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정책으로 정의된다. 짐머만 (Zimmerman, 1995)은 가족복지정책의 목표를 가족 구성원들의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하고 기능 수행을 돕는 것으로 보아 가족의 전체성보다는 가족의 개별 성원에게 초점을 두는 것으로 보았다. 그러면서 가족복지정책의 대상이 되는 가족문제의 영역으로 미혼모, 가정폭력, 가족의 권위상실, 가족해체, 가족구성의 건강문제, 소득 불평등, 빈곤, 부랑인, 자살, 약물남용, 복지 의존성, 실업, 알코올남용, 부적절한 건강보호, 장기보호, 폭력과 범죄, 정부개입의 비합리성, 낙태, 성차별과 인종차별, 가족가치의 붕괴를 들었다. 커머만과 칸은(1978)은 인구정책, 탁아서비스, 아동복지서비스, 가족상담, 생활부조, 가족계획, 각종 조세혜택, 주택정책, 가족법, 요 보호 대상 가족을 위한 대책 등이 해당서비스라고 보고 있다(Kamerman & Kahn, 1978: 4). 또한 커머만과 칸은 가족정책을 의도적이고 명시적(explicit)인 가족정책과 비의도적이고 묵시적(implicit)인 가족정책으로 분류하고 있다. 명시적인 가족정책에서 해결하고자 하는 가족문제에는 탁아문제, 아동문제, 가족상담에 의뢰되는 가족관계의 문제, 생활부조, 가족계획의 문제, 주택문제, 조세문제 등이 해당되고, 묵시적인 가족정책의 대상이 되는 가족문제에는 도시계획문제, 이민문제 등이 포함된다. 그런데 한국의 학자들은 이중에서 명시적 가족정책의 대상을 가족복지정책의 대상으로 국한시키는 입장을 취하는 경향이 (최성재, 1994)있으며, 가족정책의 투입과 성과를 측정하거나 가족정책의 효과를 실증분석하는 대부분의 연구들도 명시적인 가족정책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있다. Mayer et al.(1977;2000) 역시 명시적인 가족정책의 범위에 근거하여 EU국가들과 OECD국가들의 가족정책을 비교하였는데, 주요 변수로 공보육체계와 모성휴가제도, 양육수당과 가족에 대한 세제혜택 등을 이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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