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승의 모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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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p희곡에도 소설처럼 갈등이 사건을 전개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희곡에서는 공연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시공간적인 한계점이 분명하며 작품 속 인물의 경우에도 배우의 연기에 따라 다르다. 인물의 등장과 퇴장으로 인해 사건 전개의 방식을 알고, 무대 위에 올라와 있는 배우들은 영화에서처럼 수많은 인물을 등장시킬 수 없는 공간적 한계가 있기 때문에 사건 전개에 필요없는 배우가 있어서는 안된다. 즉, 공연에서의 시간의 흐름과 무대(공간)설정, 그리고 무대 위 사람들이 갈등의 핵심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희곡의 갈등구조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먼저 시간과 공간에 대한 분석과 등장인물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본다.
1. 의 시공간적 특징
희곡은 앞에서부터 계속해서 이야기 하고 있지만 공연을 전제로 한다. 영화에서는 카메라를 통한 촬영과 편집으로 시공간적인 제약을 크게 뛰어넘지만, 연극의 경우에는 정해진 장소, 지금-여기에서라는 한정된 무대를 가진다.
먼저 전사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인데 이는 전사를 통해서 시간과 공간 등을 유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 전사는 해설부터 시작하여 도념과 초부와의 대화까지라고 할 수 있다. 해설에서 보면 다음과 같이 무대가 설명되고 있다.
초겨울
동리에서 멀리 떨어진 심산 고찰(深山古刹)
숲을 뚫고 가는 산길이 산문으로 들어간다. 원내에 비각, 그 뒤로 산신당, 칠성당의 기와 지붕, 재 올리는 오색기치가 펄펄 날린다. 후면은 비탈. 우변 바위 틈에 샘에서 내려오는 물을 받는 물통이 있다.
해설에서 보면 극중 공간은 동리에서 멀리 떨어진 ‘심산 고찰’이라고 하지만 무대공간은 그 밑에 따로 ‘산문 밖’이라고 제시되어 있다. 이 희곡의 중심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도념의 실제 공간으로서의 무대 공간과 무대 공간에 사건 제공의 요인이 되는 무대 밖의 극중 공간의 대립적인 양상을 띄고 있다. 도념의 경우에는 산문 밖에서 주로 활동하게 되는데 산문 밖에서는 처음 부분에서도 볼 수 있듯이 다른 인물들과 대화를 할 수 있고 이 대화를 통해 많은 정보를 알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산문 안은 도념에게 있어서 그저 답답하고 억압받으며 어머니를 위한 선물을 저장하기 위한 장소일 뿐이다. 이렇게 도념이 산문 안과 밖을 드나들면서 생기는 관계에 따라 진행되고 있으며, 도념에게 작용하는 갈등 요인이 산문 안으로부터 주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무대에서 전제하고 있는 시간적 배경에 대해서도 해설에 의하면 초겨울로 설정되어 있으나, 무대에서 해설을 꼭 들려줘야 할 필요는 없기 때문에 무대 위 인물들의 대화나 행동 또는 여러 가지 장치들을 통해 시간적 배경을 유추해야 한다. 예를 들어서 해설에 초겨울로 설정이 되어 있다면 등장인물들의 옷이 두꺼운 겨울옷일 것이고, 초부와의 대화가 끝나면 내리는 초설을 보아도 겨울인 것을 한번에 눈치 챌 수 있을 것이다.
무대의 시간적 배경보다 더 생각해보아야 할 것은 바로 극중에 있어서의 시간의 흐름, 즉 하루 중 언제인가?라는 점이다. 이는 해설에서 오전이 시작이라는 점은 알 수 있고, 인물들의 등장과 퇴장을 통한 장면의 진행에 따라 알 수 있는 정보일 것이다. 연극에 있어 시간은 관객이 직접적으로 느끼는 자연스러운 시간의 경과(관람시간)과 희곡 텍스트에 묘사되어 있는 인위적으로 재구성된 시간과 중첩된다. 즉, 관객은 한시간동안 관람을 하더라도 연극은 1시간 이상의 흐름, 심할 경우에는 몇 년의 시간의 흐름도 나타낼 수도 있는 것이다. 필자가 예전에 보았던 이라는 연극에서도 분명 관람시간은 1시간 30여분 남짓이었지만 극중의 시간은 과거와 현재를 무대 배경의 변화 없이 넘나들었다. 의 경우에는 여러 가지 단서를 통해 시간의 흐름을 잡아낼 수 있는데, 앞서 말했듯이 초겨울이었다는 점과 함께 또 다른 시간적 표지를 알아 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