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사상] 오규소라이와 그의 사상에 관하여
![[일본사상] 오규소라이와 그의 사상에 관하여-1](/thumb/50/49092-0001.gif)
![[일본사상] 오규소라이와 그의 사상에 관하여-2](/thumb/50/49092-0002.gif)
![[일본사상] 오규소라이와 그의 사상에 관하여-3](/thumb/50/49092-0003.gif)
분야
hwp하지만 일본 사상, 특히 일본 유교를 본격적으로 연구하는 사람이 거의 전무하다시피 한 상황 탓에, 오규우 소라이의 사상 세계에 대한 우리 글로 쓰여진 본격적인 소개나 연구 성과는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일본 사상사학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히라이시 나오아키 선생의 소라이 관련 논문을 완역한 것이다.
우선, 오규소라이의 유교사상 개념을 정의해보자.
'유교'니 '근대화'니 하는 말들은, 일본의 유학자 오규우 소라이(1666∼1728)의 사상이 지니고 있는 '근대적' 성격을 분석하기 위한 이하의 논의에서 핵심적인 개념들이다. 그런데 그 말들의 의미는 결코 간단치 않다. 그 의미의 폭이 워낙 넓고,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서 각기 다른 함축을 지니기 마련인 것이다. 때문에 그 말을 사용하는 사람은 논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각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혼란과 오해를 피하기 위해, 나는 먼저 내가 그 말들을 어떤 의미로 사용하고자 하는지 밝히고자 한다.
먼저, '유교'는 주지하다시피, 동아시아의 역사 전체를 통하여 매우 다양한 유교의 학파 및 사상 조류들이 명멸했다. 고대 중국에서는 맹자(孟子)와 순자(荀子)의 가르침들이 전국(戰國) 시대 동안 서로 경쟁하는 관계에 있었다. 그리고 보다 후대에 이르러,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정도의 조류들이 연이어서 각 시대를 풍미했다. 한당(漢唐) 시대에는 주석학(注釋學)이, 송명(宋明) 시대에는 리학(理學) 및 심학(心學)이, 청대(淸代)에는 고증학(考證學)이 득세했던 것이다. 한편 한국에서는, 조선(朝鮮) 왕조의 전시대를 통틀어 주자학(朱子學) 전통이 대단히 강고하게 유지되었다. 그리고 바로 그 전통이 일본의 유학자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도쿠가와(德川) 시대 일본에서는, 주희(朱熹)의 신유학 사상이 그 시대 전체를 통틀어서 영향력을 발휘했다. 일본에서는 또한 17세기 후반 및 18세기 전반에 고학(古學)이라 불리는 새로운 경향이 대두되었고, 얼마 뒤에는 고증학 역시 두드러진 경향으로 대두되었다.
하지만 유교의 다양한 학파 및 사상 조류들이 보여주는 기본적인 일치점이 있다. 그들은 모두 요순(堯舜) 시대 및 하·은·주(夏·殷·周) 삼대(三代)의 성인(聖人)들이 이룩한 문화적 성취와 그 가르침을 받아들이며, 그 시대의 일들을 역사적 사실로 간주한다. 또한 공자(孔子)가 그 이전 시대의 성인들이 이룩한 문화적 성취가 지닌 철학적 의미를 분명하게 밝혔으며, 따라서 공자야말로 옛 성인들의 정당한 계승자라고 본다. 그리고 공자 및 그 이전 시대의 성인들의 윤리 사상과 정치적 업적을 모든 행위와 판단의 기준으로 삼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