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hwp2. 퀴어 영화속에 드러나는 성적 소수자의 모습
1) 왜 다른 성이 되고 싶은 걸까? -
2) 학교 속에서의 동성애 -
3) 권리를 위해 어둠속에서 나오다 -
4) 황혼기의 그들. 그리고 동성애자와 이성애자의 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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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문을 닫으며
겉보기엔 뚱뚱하고 조금은 미련해 보이지만 마음은 천사같은 소년 오동구. 그가 이 영화의 주인공이다. 마돈나의 ‘Like a Virgin'을 흥얼거리고 거울을 보며 립스틱을 바르는 그의 모습은 이상하기 보다는 귀엽게 다가온다. 성전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자신이 별로 관심 없었던 씨름부에 들어가 대회에서 우승을 하는 것이 전체적인 줄거리인 이 영화는 적당히 감상적이고 드라마적인 구성을 갖추고 있으며, 다른 퀴어영화와 달리 노골적인 성적묘사가 없어 성적소수자에 닫힌 마음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쇼킹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오락성과 대중성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는 특징이 보수적인 한국사회에서 최선의 선택이지만 한편으로는 깊이있는 접근이 부족한 것 같아 아쉽기도 한 영화였다.
필자가 생각한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는 ‘왜 동구가 여성이 되고 싶어하는가?’였다. 영화의 내용을 살펴보면 동구가 여자가 되고 싶은 이유는 난폭한 아빠가 싫기 때문이다. 동구의 아빠는 전직 권투선수였으나 부상으로 더 이상 권투를 하지 못하게 되자, 술을 달고 살며, 툭하면 고함을 지르고 아이들을 때린다. 엄마는 이미 아빠의 곁을 떠난 지 오래다. 아빠는 겉으로는 센 척 하지만 낮은 자존감으로 인해 평생을 괴로워하는 사람인 것이다. 부모가 자식의 역할모델이 되는 상황에서 난폭한 아빠를 자신과 동일시하기를 거부한 동구는 자연스레 여성이 되기를 원하게 된다.
이러한 전개에 억지스러움이 있다고 확언할 수는 없지만, 이 영화가 성 정체감의 혼란을 겪는 사람들에 대한 오해를 낳을 수 있는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본다. 물론 적절한 성역할 모델이 아이들의 성 정체감을 형성하는 데에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모든 경우에 이를 적용시켜버린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폭력적 아버지로 상징되는 불우한 가정환경 때문에 성 정체감의 혼란이 온다고 여기는 순간, 그것은 장애로 받아들여지고 고쳐야 하는 것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과학적 조사결과에 따르면 다른 성이 되고자 하는 욕구는 임신 13주에서 15주째에 이루어지는 성 중추 형성시기의 남성호르몬의 농도에 따라서 생물학적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모나리자 신드롬』,레온 카플란, 박영구 옮김, 도서출판 자작, 2002, p13.
나이와 교육수준, 사회적 출신 성분으로 분류한 수천명의 동성애자와 이성애자를 비교한 자료를 살펴보아도 성 정체감의 혼란을 겪는 것이 파괴된 가족의 결과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 『모나리자 신드롬』, 레온 카플란, 박영구 옮김, 도서출판 자작, 2002
♣ 『학교엔 귀신이 산다 : 』, 연세대 미디어아트연구소, 2004
♣ 『청소년의 고민 : 내가 동성애자인가요?』한국청소년상담원, 2003
♣ 『법, 영화를 캐스팅하다(영화로 보는 법과 인권)』, 안경환, 효형출판, 2007
♣ 『섹스 영화(-1910년대 에로물에서 90년대 퀴어 영화까지-)』, 이경기, 차림, 199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