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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위의 서당 문집을 내며 -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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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길위의 서당 문집을 내며 -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 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길위의 서당 문집을 내며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
1. 이년간의 서당을 돌아보니 보람과 아쉬움이 교차합니다. 2009년 3월 뜻있는 선생님들과 기존 교육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보자고 시작했던 서당. 교대앞 ‘공간초록’에서 다다미방에 앉아 차를 기울였던 때, 아직은 봄이 멀어 숯을 태워 검댕이가 묻은 얼굴을 보며 웃음을 나누웠던 때. 그해 하반기에 동래 부산교육연구소로 자리를 옮겨 배움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이때부터 안정적인 활동을 꾸려졌네요. 그해 여름 지리산 엠티를 거치면서 학동들도 서로 친근해졌고 출석도 안정적이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두세권의 책을 읽어나가며 서당의 존재이유를 알아갔습니다. 제법 말을 조리있게 하고, 경청한 후 논박도 가능해졌고, 진지함도 배여났습니다.
2010년 바람숲학교와 겨울 엠티를 전남곡성평화학교에서 함께하면서 서당은 단단히 다져졌습니다. 그리고 2010년 하반기 배내골 엠티를 기점으로 자생적으로 여러 학교 학생들이 모여서 탄탄한 모임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2011년 2월 경남통영과 고성엠티를 거쳤습니다.
2. 웬 서당이냐고요? 교육을 지칭하는 라틴어의 ‘educare나 독일어의 ’erziehen이든 교육은 이끌어낸다는 의미입니다. 작금의 교육은 ‘집어넣다’, ‘주입하다’로 변질된 점이 많습니다. 현재 교육은 지식을 배우는데 역점을 두다보니, 정작 학생들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부족하고, 타인의 말을 경청하지 못하게 하는 약점을 보입니다. 거칠게 말해 현재 교육은 벙어리화에 일조하고 있습니다.
현 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개선 또는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간디학교 등 대안학교나 인디고서원입니다. 우리 서당은 이런 다양한 대안들의 하나입니다. 이런 분들의 노력은 마땅히 칭송받아야 합니다만 다만 간디학교 등은 드러난 문제는 논외로 하더라도 대다수 도시속의 서민들이 접근할 수는 없습니다. 인디고서원 은 도심속에 있다는 점은 의미있지만 지나치게 자본주의 친화적입니다. 서민들이 접근하기에는 지나치게 비싼 회비를 내야합니다. 그래서 다수 서민들이 학교와 병행해서 인문학적 소양을 접근할 수 있도록 우리 서당이 마련되었습니다.
서당에 모일 때마다 강령처럼 다음을 이야기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어떤 문제에 대해 타인의 생각은 어떠한가 경청하기, 자신의 생각을 뚜렷하게 정리하기 또한 자기 생각을 정확하게 말하기, 상대방과 자신의 생각을 좁히기 위한 노력을 모색하기 등을 위해 우리 서당은 존재한다고. ‘거자증’(활자거부증)의 경향을 보이는 세대에 책읽고 토론하는 일이야말로 인간화의 근간임을 일깨우고 싶었습니다. 이를 통해서 인간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갈등을 해소해나갈 뿐만 아니라 살면서 직면하는 나의 문제의 해법을 제공받기 위함입니다.
지난 2년을 돌아보며 ‘읽기, 듣기, 말하기’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자부합니다. 주제에 대해 물었을 때, 그냥 얼굴이 불그레해지는 경우, 자꾸 발언을 뒤로 미루는 경우, 책을 읽지 않고 참석하다보니 도무지 무슨 말을 하는지 횡설수설하는 경우 등등 학동 스스로는 자신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끄덕일 겁니다.
지난 하반기에 읽었던 ‘청소년을 위한 철학교실’, ‘88만원 세대’를 읽으면서 자기 의견을 당당하게 개진하는 학동들의 모습을 여러 번 보면서 뿌듯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처음 오는 학생들이 학동들의 토론하는 모습을 보면서 서당에 와야 할 이유를 알았다고 말한 데서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고 봅니다. 우리 서당명칭은 그래서 ‘길(위의) 서당’, ‘혜윰서당’입니다.
3. 이제 1학년이었던 학동들이 3학년이 됩니다. 한국 상황에서 수능을 앞둔 3학년은 학업에만 매달려야 하는지라 모임을 새로이 정비해야 하겠네요. 새로운 후배들이 지난 하반기부터 속속 들어왔습니다. 브니엘고, 사대부고, 이사벨고, 개성고 하나씩 채워지면서 2학년 학동이 정비가 되었습니다. 3월에 1학년 새내기로 충원하여 재정비하려 합니다. -지난 2년간 이런저런 얼굴이 많이 스쳐갔습니다. 중학생도 있었지만 수준이 맞지 않아서, 때로는 틀에 박힌 논술교육을 바란 아이들의 요구에 답하지 않아서, 때로는 입시교육의 무게에 짓눌려 초창기 아이들의 얼굴은 제법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우리들의 관심과 배려가 부족해서 무대뒤로 사라진 아이들도 있습니다-.
선배들과 마지막 ‘졸업여행’, 통영 동피랑 벽화골목과 해안, 충무김밥, 이충무공의 충렬사를 돌아보고 고성 숙소에서 노을과 피구를 했던 일, 밤늦게 떠나는 선배들을 위해 준비한 여러 순서들에 학동들의 애정을 느꼈습니다.
학생들을 처음 보내며 이런 말을 했습니다. 2011년 11월 수능까지 9개월 잠시 쉬는 것일 뿐, 이후 어느 공간에 가든 대학생이 되어서도 우리 서당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어느 대학을 가든 아니 대학을 가지 않고 성인이 되어서든 인생 선후배가 함께 책을 읽는 모습을 그려봅니다. 맑은 공기를 마시듯 말이 통하는 사람끼리 함께 하는 것은 자그마한 행복이 아닐까요? 여러 취미 동아리가 많지만 ‘책읽는모임’을 갖는다는 것은 인생의 축복일 겁니다. 우리 서당이 그 한 몫을 차지하자는 것이지요.
4. 지난 2년간 지인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강용근, 최순희, 이정순, 이현주, 최재호 선생님이 저희 서당의 운영진입니다. 이현주선생님이 출산관계로 휴직중이지만 처음 몇 달간 무척 수고를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때마다 함께 해주셨던 정순진 선생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돌이켜보면 의자와 책상을 사고 3층으로 나르는 일만 하더라도 힘에 벅차 짐을 함께 날라주셨던 고마운 분들이 여럿 계시네요. 그만큼 2년의 기간 배움공동체를 운영하는 일이 만만치 않음을 확인했습니다. 이번에 김지순선생님이 합류해서 무엇보다 든든합니다.
5. 2월 21-22일 엠티후, 서울가는 열차에서 아끼고 두었던 학동들의 편지를 그제야 열어보았습니다. 아이들이 교사에게 글을 쓰면 가식적이 되기 일쑤였는데-왜냐하면 권력관계가 작동하니까- 우리 학동들에게는 그런 냄새가 별로 나지 않아서 마음이 훈훈해졌습니다.
그러면서 과연 길서당이 ‘학동들의 정신적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을까?라고 물어보았습니다. 한편으로 나는 성경에 너는 선생이 되려 말라라는 구절을 늘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선생이란 말을 많이 하고 글을 많이 써서 많은 사람을 실족케 하고 위선을 많이 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인생을 주체적으로 사는 것, 세상 명예나 금전 기준에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게 사는 것, 사람답게 사는 것, 깨달음의 즐거움”을 함께 해야 하리라 다짐합니다. 유려한 논술학원이나 유창한 선생님도 많겠지만 나를 따라주는 학생들, 그들 그다지 화려하지 않은 학생들과 함께 민초로서 힘있게 세상을 살도록 도와야 하지 않을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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